Samuele Bersani -Chiedimi se sono fe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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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출근하는 길에 씨디장에서 아무 거나 집어 들고 왔는데 'Nuovo Cinema Italiano'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이었다.

예전에 아마 향뮤직에서 중고로 샀던 거 같다. 우리말로 옮기면 '새로운 이탈리아 영화'가 될텐데 내가 아는 가수가 한손에 꼽을 정도니 '새로운'이 맞긴 맞나 보다.
 
다 듣진 못했는데 유독 귀를 잡아 끄는 곡이 하나 있었다. 영화 'chiedimi se sono felice'에 실린 같은 이름의 곡이었다. 영화가 노래 제목에서 이름을 빌려 오는 경우보다는 영화 이름에 맞춰 곡을 쓰는 일이 더 흔한 일일 것이므로 이 곡 역시 뒤의 경우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헌데 영화의 포스터에서는 내가 노래에서 느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인상이 풍겨져 나오기도 한다.)

기복이 심하지 않은 멜로디에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목소리가 실린 게 내 마음에 쏙 들었는데 듣노라니 최근에 고종석 씨의 책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글 하나가 삼삼하게 떠올랐다. 

'게르니카 이후 70년'이라는 칼럼이었는데 그 글은, 전쟁으로 대표되는 인류의 동족살해는 사실 증오보다는 사랑과 이념, 신념의 이름 아래 저질러 졌음을 폭로한다. (사실 긴 글이 아니므로 하나하나 상세히 짚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폭로'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조금만 세계사를 떠올려 본다면 그의 이런 생각이 그르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인류가 서로 사랑으로 밀착하는 대신 존중으로 거리를 두는 것은 그런 절제의 소박한 실천방식 가운데 하나일 테다. (0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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