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sabeth Schwarzkopf -Mendelssohn -Auf Flugeln Des Gesa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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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림의 '이 한 장의 역사적 명반' 시리즈가 EMI에서 3~4년 전부터 계속 발매되고 있다. 그가 십수년 전에 낸 동명의 클래식 음반 안내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책에 소개된 음반 중 EMI가 자기들이 판권을 가지고 있는 앨범을 묶어 내는 것이다.

그의 두꺼운 책이 집에 있어서 어릴 때부터 가끔 들춰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안동림씨 특유의 점잖은 문장과 그 사이사이에서 비치는 최상급의 형용사들에 혹해서 '나중에 크면 꼭 다 들어보고 말겠어!'하고 마음을 먹어왔다.

헌데 이 책에 선택된 앨범들은 전문가들로부터 널리 인정되는 것들이고 또한 안동림씨 역시 순수한 마음으로 자기의 솔직한 리뷰를 적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바로 모노 앨범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스테레오가 개발되고 보편화되기 전인 1950년대 중반 이전의 앨범들이 거의 다다.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라 정확치는 않다. 소개된 음반의 70% 이상이 모노반임은 확실하다.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 겠다.) 

난 지금 그때의 연주 역량과 지금의 것을 비교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전체적인 레벨은 지금이 더 뛰어날 것이지만.

베토벤 '합창'을 얘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지휘자가 바로 푸르트벵글러이고, 또 그의 녹음 중 빠지지 않는 게 바이로이트 공연 실황인데 난 이 앨범에 따라다니는 무수한 찬사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하나의 표현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 표현 바로 앞에는 예외없이 '모노반이다'라는 문장이 있을 것이고 말이다.
 
모노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스테레오반들을 압도하는 강한 생명력이 담겨 있다는 뜻인데 난 당최 이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들이 자기의 감상에 솔직한 것인가 하고 의혹을 보낼 정도이다. 물론 이건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의 문제이므로 참/거짓으로 구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음반을 걸었을 때 '답답하다'는 느낌이 먼저 다가오는데 -이건 그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생명력이니 거대한 스케일이니 하는 2차적인 차원의 감상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그게 의문일 뿐이다.  

다행히 이 슈바르츠코프의 앨범은 스테레오 녹음이기도 하거니와 구성 자체가 소프라노와 피아노 이 둘만 담긴 것이라 음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사실 소프라노의 세계는 잘 모르는데 이 가수는 무엇보다도 '따뜻하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풍성한 느낌, 넉넉한 느낌 같은 표현과도 한 줄일테고 말이다.

아직 바람이 찬데 이런 음악들로 가슴 한켠을 훈훈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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