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k Drake -Way to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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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글들을 모두 비공개로 묶어둔 상태다.

문제는 엉뚱한데서 터졌다.

가끔 '유입 경로'를 확인해 보곤 하는데 네이버나 다음 등을 통해 노래 제목이나 가수 이름 또는 그 둘을 같이 검색하여 들어 오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그런데 간혹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 블로그 주소 같은게 유입 경로로 되어 있는 걸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제도 그런 주소가 하나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아니, 블로그에 올려진 음악을 자기 컴에 파일로 온전하게 다운 받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게 아닌가. 

이건 깜짝 놀랄만한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아니, 이거 듣기만 하는 거 아니었어?!!!)

낯선 사람들의 '첫눈'에 60여 개의 파일 요청 댓글이 달리는 걸로 봐서는 이 정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아닌듯 한데 어쨌든 그 내용은 인터넷 세계의 특성을 감안할 때 빠른 시간 내에 대규모적으로 풀릴 것이 분명했다.  이미 그 글을 스크랩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고 더구나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HTML이니 소스니를 건드리는 류가 아닌 지극히 간단한 수준의 것이었다. (여기서 지극히 간단하다는 것은... 아무런 다른 유틸리티가 필요하지 않으며 다운 받기까지의 전 과정에 10초가 걸리지 않고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이 합쳐서 10회를 넘지 않는 정도임을 뜻한다.)  

게다가 그 사람은 친절하게도, 예시 블로그를 스크린 캡쳐한 후 거기에 설명과 그래픽을 집어 넣는 방식으로 보기 좋게 글을 썼는데 그 캡쳐된 블로그가 바로 이 블로그였다 -_-; 어쩌자는 것인지...

난 음악을 같이 듣기 위해 또 이에 앞서 좋은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또 그 무엇보다도 음반 구입에 도움이 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가장 본질적인 것은 '소통'에 관한 부분일 테지만)

그런데 음악을 다운 받을 수 있다니? 내 블로그가 불법 mp3의 공급처 역할을 한다고?

당혹스러웠다.

해서 다음-티스토리 측에 문의를 해보니 얘네들 반응은 '님 뭥미? 우리 티스토리 사용자 정도되면 그런 게 된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뜸.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한 해결책도 없고 해결할 계획도 없뜸' 뭐 이런 거였다.

이렇게 되고 보니 내게 남은 선택지는 별로 없게 되었다.

1. 아예 블로그를 그만 둔다.
2. 글은 그대로 두고 음악만 삭제한다. (물론 차후론 음악을 올리지 않는다.)
3. 글도 쓰고 음악도 올리되 다운로드하고픈 욕구가 없게끔 올린다.
4. 다운 받거나 말거나 그냥 지금 방식을 유지한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비공개로 묶게 된 것이다. 최선의 대안을 고민해 봐야 겠다. 어지간하면 1번과 4번을 선택하지는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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