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Sofie von Otter & Elvis Costello -You still believe i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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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나 퇴근 길에 93.1 FM을 틀었더니 -아니다, 튼 게 아니라 씨디를 갈아 끼우는 새에 자동으로 바뀐 라디오 모드였다- 묘한 매력의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목소리 고운 여자의 음성 뒤로 낮은 남성 코러스가 깔리는 노래였는데, 난 '오늘은 정말 꼭 들어야지' 하고 별렀던 빌헬름 켐프의 골드베르그 변주곡 씨디를 노래가 모두 끝날 때까지 잠깐 손에 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우연히 음악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데 또 그런만큼 자주 겪지는 않는다. 스무살 때는 여기서도 툭 저기서도 툭 감동 천지였는데 나이가 들어 감수성이 무뎌지고 또 음악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높아져 버린 귀의 역치때문에 음악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게 점점 더 드문 일이 되고 있다. 

엘비스 코스텔로는 이제 정말 '이쪽'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런 류의 사운드가 잘 어울린다. 'my aim is true'를 불러 제끼던 영국 열혈 청년의 모습에선 이젠 멀리 떠나왔지만 그건 그것대로 좋고 또 이 곡이나 노팅힐의 'she'에서처럼 담백하게 드러나는 여유로움도 좋다.

좋은 뮤지션은 쉽게 망가지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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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뇨리타엘에이 2008.12.11 05: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스펙타클이라고 코스텔로가 호스팅하는 쇼가 센댄스 채널에서 방송한다는데...캐이블이 없네요. 오늘은 Lou Reed가 출연한다는데...

  2. 시뇨리타엘에이 2008.12.11 06: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2008년에 엘에이에서 집값을 내지 못해서 가족/친척/친구집으로 이사를 한 사람들의 수가 40,000이라는데...크리스마스를 위해 하루 일거리를 뛰는 올해초 일자리를 잃은 친구도 있고...이러고 있는 자신을 짜증나지만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긴장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작전을 짜야되나, 뭔가를 더 해야 하나...서정시가 어려운 시대?

  3. 용추 2008.12.11 11: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미국에 계시나 보군요. 신문에서만 보다가 직접 겪고 계신 분 얘길 들으니 그쪽도 확실히 어렵긴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험한 때만 잘 버티어 내면 또 좋은 시절이 오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

  4. 회경 2008.12.13 09: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 이거 도입부가 패닉 1집인가 2집인가 있는 노래랑 비슷한데요.ㅎㅎ

  5. kz 2008.12.13 15: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있는 곳은 흉흉하기 그지 없습니다.
    매일 뉴스마다 등장하는 동네 공장폐쇄의 소식에...
    다운타운에 있던 굴지의 기업 오피스들도 철수한지 오래고...

    요즘 싼 차를 알아보려고, craiglist(동네 bbs)를 뒤지면,
    직장을 잃어서, 차 한대를 내놓았다는 내용이며,
    생활비가 없어서 버틸려고 차를 내놓을 수 밖에 없다는 소식이 종종 올라오는걸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정성이 가지고 있는 힘은 오히려
    지금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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