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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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성장은 어떻게 감지되는가? 또 뮤지션의 자의식과 세계관 그리고 그것들의 성장과 퇴보는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는가?

바로 이런 고민 속에서 가사 쓰기의 중요함이 더욱더 절실히 부각되는 것이다.

무한궤도와 솔로 시절 그리고 N.EX.T와 그 이후 Crom 시절을 거치는 동안 신해철은 많은 음악적인 변화를 겪었는데 이에 포함되어 더욱 기억해야 할 것은 그의 가사 쓰기가 한걸음씩 발전해 왔다는 점이고 바로 이 부분에 있어 난 그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그는 평론가, 대중 모두에 있어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뮤지션 중의 하나이다. 평론가에게서는 그의 일부 히트곡, 예를 들면 'here, I stand for you'나 '날아라 병아리' 같은 멜로디 위주의 그다지 특출나지 않은 발라드때문에 무시되고 -일반적으로, 평론가들은 이런 류의 노래에 점수를 후하게 주지 않는다-, 반면에 대중들로부터는 바로 그 멜로디의 친숙함때문에 가사는 증발해 버리고 선율만 들려지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또는 skip 버튼의 남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가 이전의 많은 노래에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뜬금없이 등장시키던 '그대'와 결별하고 드디어 자기의 힘으로, 자신의 의지로 삶을 끌고 나가겠다고 선언하는 이 노래에서 난 한 뮤지션의 성장을 보았고, 동시에 그 자의식 강한 사람도 이렇게 되는 데까지 10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는 점으로부터 이후엔 또 어떤 뮤지션을 기대해야 하나 하는 아득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위하여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로 내딛는 그의 발걸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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