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ie Wonder -You And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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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한겨레 21의 '시 읽어주는 남자' 코너는 정말 좋다.

흔히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한겨레는 다 좋은데 문화 쪽이 별로야, 조선이랑은 게임이 안돼' 이런 말을 하는데 난 정말 이런 말들이 눈곱만치도 이해되지 않는다.

조선의 문화면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사실 얘네들도 잘하긴 잘한다- 한겨레가 받고 있는 과소평가가 너무나도 터무니 없다는 것이다.

http://h21.hani.co.kr/arti/COLUMN/68/23580.html 처음에 적은 이번 호의 해당 기사다. 좁은 지면에 꾹꾹 눌러 담은 기사의 밀도와 내용의 깊음에 글쓴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울러 이 기사에 소개된 시 중의 하나인,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낡은 가방을 열고'를 전문 옮겨 본다.

내 친구는 낡은 가방을 열고
희미한 촛불이 흩어지는 마루 위에
여러 가지 책을 꺼내놓고 있었다.
그것은 모두 이 나라에서 금지된 것들이었다.
 
마침내, 내 친구는 사진 한 장을 찾아내어
‘이거야’ 하고 내 손에 얹어놓고는
조용히 또 창에 기대어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그것은 예쁘지도 않은 젊은 여인의 사진이었다.

(1911. 6. 16)


지난 세기의 초반, 사상의 대격전 속에서 사회주의를 위해 투쟁하던 일본의 한 젊은이가 있었던가 보다. 나라에서 금지한 책들을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것은 보나마나 위험한 일이었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그가 친구에게 자신있게 내보여 준 것은 그런 귀한 책들이 아니라 '그리 예쁘지도 않은' 애인의 사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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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떠오른다.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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