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일기예보 -아 또 꿈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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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의 가장 유명한 곡인 '떠나려는 그대를'이 내게는 너무 구닥다리같은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다른 노래를 찾아 들어보려는 욕심 역시 크게 들지 않았다. 하지만 강현민의 작곡은 분명 평균 이상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의 작품은 되도록 구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씨디장에 있는 씨디 몇 장을 대충 후다닥 집어 들고 나왔는데 그중에 이 앨범이 있었다. 일기예보의 1집.

처음 몇 곡은 좋긴 했지만 딱 그냥 그정도였다. 내가 다시 듣게 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곡들... 시큰둥한 마음에 끄고 다른 걸 들을까 하다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만남인데 좀 더 기다려보자는 심정에 계속 놔뒀다.

그래서 건질 수 있었다.

앞부분의 아카펠라가 Latte E Miele의 아름다운 발라드 'Il Pianto' 도입부와 거의 흡사해서 일단 귀가 쌰르륵 감겼다. 내 감각을 일단 자기네들 쪽으로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렇게 긴장시켰다가 흐지부지하는 곡들이 또 얼마나 많던가.

이 곡은 끝까지 날 놔주지 않았다. 연주도 좋고, 화음도 좋고, '아 또 꿈꾸네, 또 꿈을 꾸네'라는 가사도 좋았다.

탐미적이고 환상적이면서도 마냥 둥둥 뜨는게 아니라 한발은 착실히 땅에 딛고 있는 느낌이다. 아마 '아 또 꿈꾸네'라는 가사의 구어적인 표현이 주는 느낌일 것이다. 그러고보니 좀 아이러니하네, '꿈꾸네'에서 현실감을 느끼고 말이다.



-이 곡을 잇는 7번 트랙 '참된 자유'도 빼어난 곡이다. 노래를 듣기 전에 가사만 먼저 볼때는 가사 참 낯뜨겁다 싶었는데 멜로디 위에 올라탄 가사는 전혀 새로운 생명인 듯했다.

-이 앨범의 속지에는 오자가 많다. 멤버 이름이 잘못 찍힌 게 여러개다. 이럴 바에야 안쓰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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