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 하나만 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작가 에센티는 인터넷을 무대로 활동하는 많은 만화가들 중에서 최고라 할만 하다.
가벼운 것은 가볍게 접근하고 무거운 것은 무겁게 접근하면서도 자기만의 목소리를 은근히 드러낼 수 있는 작가는 정말 드문 거 같다.
맨 아래 왼쪽을 보면 저승사자는 '농간에 놀아나 몇 십 년간 뺑이친 것'때문에 삐친 표정을 하고 있다. 좀 섭섭하지만 여기서 끝났어도 좋은 작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딱 한 호흡 돌릴 정도의 간격을 두고 그 옆에 작게 그려진 컷을 보노라면 이 만화가 비로소 '작품'으로 승격하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다.
정말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 저승사자의 저 야릇한 미소 앞에서 난 감동받았다. 그냥 막 좋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