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희 -e-mail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훈희씨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 어제 발매됐다. 20년만의 독집 앨범이라 하니 그동안 정훈희씨도 너무 기존의 레퍼토리에 기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장점보다는 어쩔 수 없이 흠이 더 눈에 띄는 앨범인데 그래도 이런 곡을 듣다 보면 노래에서 보컬이라는 게 참 중요하긴 중요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말 평범하고 뭐 하나 돋보이는 게 없는 노래지만 정훈희씨의 보컬 하나만으로 뭔가 다른 클래스로 가버린 느낌이 든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나이 든 가수들이 공통적으로 범하는 오류 -무리하게 젊은 세대와 어울리려 애쓰기-로 범벅이 된 노래가 아닐까 걱정을 엄청 했었는데 그런게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





-흠이 눈에 띈다는 건 곡 자체의 매력이 덜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젊은 뮤지션의 피처링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라이너 노트에 비중 있게 들어가 있는 류은자 화백이라는 사람의 오드리 헵번 수채화 연작이 뜬금없게 느껴진다는 점(노트 맨 앞에 오드리 헵번과 정훈희의 공통점에 대한 글이 한 페이지에 걸쳐 들어가 있기는 한데 나한테는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강하다. '나이가 들수록 몸과 마음이 아름다워 지는'의 근거로 오드리 헵번의 경우 말년에 펼쳤던 각종 구호활동을 써놨지만 정훈희씨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실제 노트에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혀 없다. 정훈희씨가 사회 활동을 안해서 싫다는 얘기가 아니라 오드리 헵번이 이 앨범에 껴들어갈만한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다. 난 솔직히 앨범 제작 과정에서 정운희씨가 류은자 화백이라는 여자와 어떻게 엮이게 되어 그녀의 그림을 실어야만 하는 어떤 상황에 처한 건 아닐까 하고 추측한다. 이런 추측은 이 그림들이 앨범 제작을 위해 새로이 그려진 것이 아니라 이미 발표됐었던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타당성을 얻는 듯 하다.), 그녀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she's story의 글들이 너무 추상적이고 뻔한 느낌을 준다는 것 등이다.

곡 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앨범이다. 차라리 그녀의 예전 활동 사진이나 디스코그래피 자켓 사진을 좀 더 꼼꼼히 크게 싣는 등 사료적인 측면을 더 강화하는 게 백 번 나았을 거 같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