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이장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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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7, 80년대 가요가 좋았다'고 말할 때 이 말은 뭐랄까 함부로 반박하기 힘든 절대 명제로 이제 굳어진 듯 하다. 나도 거기에 동의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만약 이 간단한 진술 뒤에 '그런데 요즘 음악들은 왜 이렇게 쓰레기지?'라는 함의가 숨어 있다면 이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현재의 한국 가요씬에 얼마나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 저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심히 의문이다.

내가 보기에 우리의 음악씬은 전.혀. 죽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씬은 죽었지만 음악은 죽지 않았다. 모던락을 주축으로 한 인디씬 전반과 훵키, 재즈, 인스트루먼틀, 팝, 포크, 트래쉬 (심지어 클래식까지도!) 등등 거의 전방위적이라 할 정도로 여러 장르에서, 우리가 좀처럼 눈을 주기 어렵지만 한번 시야로 들어오기만 하면 떠나보내기 어려운 음악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속속 발표가 되고 있다. 뮤지션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자니 엄두가 안 날 정도다.

바야흐로 2000년대의 한국 대중 음악계는 청자에게 일방 이혼당한 '뮤지션'이라는 사람들이 아무런 위자료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둘 사이에 난 자식을 억척스레 잘 키워 서울대 법대에 척척 입학시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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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불.구.하.고 '7, 80년대 음악이 좋았다'라는 이 모호한 명제가 별다른 반박에 부딪히지 않고 사람들의 동의를 얻게 되는 데에는 지금 흐르는 이런 곡들의 무게가 켜켜이 쌓여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소박하고, 따라 부르기 쉽고, 가사가 쉽게 이해되며 국민 대다수에게 알려져 있는, 그러면서도 결코 가볍거나 일시적이지 않은 이런 곡들 말이다. 그러고 보면 2000년대 들어서는 이 정도의 무게감을 지닌 곡이 단 한 곡도 없는 것 같다. 후보가 될만한 곡도 없는 거 같고 말이다. 고른 연령층에서의 폭넓은 지지와 관심으로 본다면 '텔미'와 '오 필승 코리아'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곡들이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긴 힘들 것이다. 30년 후의 사람들이 '텔 미'를 흥얼거리는 모습이 떠오르는가? 또 '오 필승 코리아'가 4년 주기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우리의 일상에 와 박힐 가능성은? 제로다. 이 곡은 월드컵 또는 기껏해야 올림픽같은 국제 대회 규모의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만 한시적으로 소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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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수정하면서 글이 더 삐쭉삐쭉 엇나가 버렸다. 수습이 안된다.

원문의 마무리는 송창식, 이장희 이런 아저씨들 우습게 보다가는 정말 큰 코 다친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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