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한대수 -물 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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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과 구분되는 점이 있다면, 또 만약 그런 것이 '있어야만' 한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창의성, 테크닉의 뛰어남, 감수성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런 모든 것들보다 우선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유에 대한 끝없는 목마름일 것 같다.

예술가란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어렵게 생각할 게 없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예술적 형상화의 과정을 거쳐 밖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만약 다름 아닌 바로 그 부분들에 대해 누군가가 간섭하고 압력을 가한다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밖으로 드러내지 말라고 하거나 또는 그것을 '그런 방식'으로 드러내지 말라고 억압하고 또 어떤 특정한 것들은 아예 머릿 속에서조차 생각하지 말라고 강요한다면?

참된 예술가는 이런 환경에 숨막혀 할 것이며 또 응당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예술가는 한 사회의 지표생물 같은 존재들이다. 자유의 농도가 미세하게 줄어드는것에 민감하게 반응해 지금이 위기상황임을 외부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땅의 예술가들에게서 이런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 특히 한국 대중 음악에서 이러한 예술가 본연의 역할 -그렇게 하고자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리 되기 마련인 이 역할!- 에 성공적으로 복무한 이가 몇이나 될까.

없는 와중에도 만약 성공한 자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낸다면 그 첫 페이지와 둘째 페이지에는 아마 김민기와 한대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실릴 것이다.

자기의 생각을 자기의 자유로움으로 온전히 표현해 냈을 뿐 아니라 그럼으로써 자유의 전면적인 부족을 온몸으로 고발한 이 앨범으로 인해 우리는 한국 대중 음악 역사상 가장 큰 자부심을 선물받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얼마전 늦둥이를 보셨다고 한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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