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신해철 -70년대에 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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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을 돌았다. 금새 끝낼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마음 같지 않구나.

우리 대중음악은 시대를 고발하거나 또는 기록하는 작업에 지나치게 소홀하다. 예술에 '~이래야 한다'는 건 없지만 그래도 한국 대중음악계의 지나친 내적 세계로의 몰두는 반드시 어딘가 한군데 쯤에서 숨통이 열려야 한다. ('내적 세계로의 몰두'라는 표현은 최대한 모나지 않게 표현하려 애쓴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난 신해철이라는 뮤지션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또 응당 그를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려 놓는다.

이러니 저러니 말은 많아도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더구나 이렇게 매끈하게- 작금의 대중음악계에 신해철 말고 또 있는가?

박정희의 죽음을 알리는 정부 관리의 멘트로 시작해 (사실상 대통령 취임 연설이나 다름 없었던) 전두환의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로 문을 닫는 이 곡은, 제목에서 그대로 드러내듯 그 시절을 살아갔던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연대가이며, 동시에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문이 암시하듯 곡이 쓰여진 90년대 당시 역시 한국 사회가 역사에 대한 정리와 청산의 문제에서 짐을 다 덜어내지 못했음을 고발하는 아픈 죽봉이기도 하다.

2007년. 우리는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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