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김종서 -지금은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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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십년도 더 전에 이승연이 라디오 프로를 진행하던 때가 있었다. 생방으로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때 있었다던 이야기.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은 찾아 들으면서 글을 읽자.

청취자 전화 연결 코너였다.

이승연 : 아,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께요.

청취자 : 어디 사는 누구입니다.

이승연 : 누구씨, 지금 학생이세요?

청취자 : 네, 재수 중입니다.

이승연 : 저런, 무슨 과 쓰셨는데요?

청취자 : 아뇨, 고입 재수중입니다.

(분위기 조낸 뻘쭘...)

이승연 : 아, 저 신청곡은 뭐죠? 어떤 곡 듣고 싶으세요?

청취자 : 김종서의 라일락 듣고 싶습니다.

이승연 : 네? 김종서의 라일락이요? 그런 노래는 없는데요? 혹시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며'로 시작하는 이문세씨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아닌가요?

청취자 : 김종서 맞는데요.

이승연 : 그런 노래는 잘 모르겠는데요? 잠깐만 좀 불러주시겠어요?

청취자 : 라일락~~ 부디 나를 잊어줘. 나는 그대의 짐이 될뿐이야. 라일락~~ 벅찬 사랑의 기억도...


아, 상상만해도 정말 자빠질 거 같다.

김종서의 발라드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특히 1절 끝난 후 나오는 피아노 연주는 비범한 것도, 긴 시간을 차지하는 것도 결코 아니지만 거기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그 무엇이 있다.

좋은 가수의 아름다웠던 한때. -이런 멘트, 쓰고 나면 좀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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