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 고은희 이정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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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에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노래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금의 미적 취향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또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어린 시절을 흔들었던 'V'나 '맥가이버' 같은 걸 지금 보면 참 가슴이 아프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기술'이라는 요소가 음악에서 보다는 영화에서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뭐 모르겠다. 더 생각하자니 머리도 아프고.

'사랑해요'라는 노래는 초등학교 때 들었던 노래다. 그때는 느낌이 참 좋았다. 전주의 '떨. 어. 지. 는~~~' 하는 그 부분의 느낌이 일단 좋았다. 그리고 이건 그때는 못 느꼈던 거겠지만 여자 둘이 듀엣을 한다는 것도 나름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었을 거 같다.

어쨌든 그때나 지금이나 좋은 노래이긴 한데 지금의 내 미적 취향으로 엄격히 보자면 감히(!) 이 200선에 올리기엔 2프로 부족한 노래이기도 하다. 시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유치한 반주와 편곡, 그리고 그 당시엔 분위기 있게 들렸던 두 가수의 목소리도 지금 듣자니 특유의 소프라노 발성때문에 약간 거북한 면이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인상은 오래 기억된다. 여기 저기 부딪히며 힘들게 갈고 닦아온 음악적 취향이지만 좋았던 시절에 대한 추억과 그때를 수놓았던 노래들 앞에서라면 어느 정도 무기력하게 긴장감을 잃어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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