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윤상 -少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난 언제나 전주의 품위있는 키보드 사운드에 홀딱 빠지곤 한다. 사실 윤상은 가수 이전에 한명의 뮤지션이었고, 그렇게 볼 때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작, 편곡(도 물론 훌륭하지만) 보다 오히려 이 키보드를 이용한 연주적인 측면에 있는 것 같다. 특히 그의 연주 스타일 중에, 코드음을 지속적으로 끌어 주면서 그 뒤에는 '탁타다닥' 하는 식으로 비트를 집어 넣는 양식(?)이 있는데 이 맛이 아주 일품이다. -일본음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井上陽水(이노우에 요우스이)의 '少年時代'라는 곡을 한번 찾아 들어보기 바란다.

이 노래의 보컬은 'EOS'에서 활동했고 후에 솔로로 나와 '그랬나봐'를 부른 김형중이 맡았는데 그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지난날의 수줍은 그리고 엇갈린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그리 훌륭한 가사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음악에는 엄격하고 가사에는 관대한 나의 기준으로 보자면 뭐 그리 노래를 깎아 먹을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정서 -단적으로 말하자면 유년 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 회상의 정서-는 90년대의 이른바 '생각있던' 뮤지션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공유되던 그런 것이다. 그런 분위기가 있었음을 이해하고 노래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윤상은 최근에도 좋은 작곡과 연주를 들려주고 있는데 개별 앨범을 사기가 좀 부담스럽다면 시중에 투씨디짜리 베스트 음반이 나와있으니 엄한 짜깁기 원씨디짜리에 현혹되지 말고 그쪽으로 알아보길 권한다. 아울러 그의 4집 '이사'를 수배하고 있다. 본인 혹은 지인이 해당 앨범을 소장하고 있다면 냉큼 물건을 확보해 놓은 후 나에게 연락주기 바란다.


-'이사' 앨범은 얼마 전 입수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