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곡 이렇게 정해놓는 건 원래가 우스운 일이지만 그래도 뭔가 안정된 느낌을 주는 측면이 있어서 그리 하기로 한다. 아울러 소개하는 순서는 곡의 우열과는 무관하다. 그냥 그날 그날 생각나는 곡을 쓰는 것이다.
되도록 한 아티스트의 한 곡만을 꼽을 생각이지만 때려 죽여도 그렇게 못하는 앨범들이 있기 마련, 가령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앨범이나 김현철의 1집, 동물원의 2집 등등에서마저 한 곡만을 꼽는다고 못박는 건 참으로 가혹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곡을 함께 올리면 좋겠지만 그건 힘들 거 같고 각자 찾아서 듣기 바란다. 우리 음악 중에도 좋은 것들이 널리고 널렸다. 누차 말하지만 레이더가 그쪽을 향해 있지 않은 것이다. 안테나를 살짝만 돌려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음악들이 핵폭탄급 위력을 떨치며 레이더에 큰 점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왜 우리나라에는 알앤비 아니면 댄스밖에 없냐고 투덜대는 사람들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좋은 싱글은 좋은 앨범에서 나오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게 사실이다. 가령 S.E.S의 '달리기'는 좋은 곡이지만 그 앨범을 좋은 앨범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마디 더 적자면, 앨범은 원래가 한 곡 들으려고 사는 것이다. 앨범 전체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건 아주 드문 경우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앨범에 좋은 곡이 하나밖에 없어 사기가 꺼려진다면 그때의 대안은 더 큰 만족을 주는 다른 앨범을 사는 것이지 그 좋은 곡 하나를 달랑 다운로드 받는 것이 아니다. 앨범은 사서 듣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리스트는 '내 맘대로'다. 당연히 내 취향이며 가급적 내가 가지고 있는 앨범, 즉 내가 전곡을 다 들어본 앨범으로 한정한다. 그 이유는 이 리스트가 '낱 곡'을 다루는 것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앨범 전체의 감상에 바탕을 두고서 진행하는 것이 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가지고 있지 않은 앨범의 곡들도 다룰 것 같다. 예를 들면 씨디로 발매되지 않은 '벌거숭이'의 '삶에 관하여' 같은 곡이나 테잎이나 엘피로는 가지고 있지만 씨디는 더 이상 구입하기 어려운 것들 등등.
아울러 '왜 이노래는 안 넣어요?' 이런 불만은 나랑은 하등 상관 없는 것이다. 정 불만인 사람은 자기가 글을 쓰면 될 것이다.
시작은 이문세의 '밤이 머무는 곳에'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