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J(제이) -어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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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악에 영어 가사가 툭툭 들어가기 시작한 게 내 기억으로는 90년대 중반부터였다. 난 차마 문장이라고도 할 수 없는 조악한 영어 단어의 조합에 언제나 치를 떠는 사람인데 나같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는지 그런 흐름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참고로 광고의 맨 마지막을 원어민이 그 회사의 이름을 낮고 굵직한 목소리로 한 번 읊어주는 행태가 시작된 게 또 저 90년대 중반의 일인것 같다. 사회가 참 많이 들떠있던 때인 것 같은 느낌이 (지금 와 생각해보면) 들고, 돈이 잘 풀리던 시점이라 이제 슬슬 대중의 차원에서도 뭔가 있어보이고 싶은 욕망이 들끌던 때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런다는 것은 몰취향에다가 참 싸구려같다고 느껴질 뿐이다. 쨉쨉이 영어를 남발하는 일은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지상렬처럼 웃길 작정으로 하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들을 때는 그냥 '와, 좋다'하고 말았는데 어제 차에서 들으면서 한가지 확실해 진 게 있었다. 이 노래의 높은 품격은 제이의 샤르르한 목소리와 좋은 멜로디에서만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렇다. 난 이 노래에서 영어 가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좋은 발음으로 알맞게 배치된 영어의 울림은 꽤나 멋지게 느껴졌다.

영어 가사에 대한 느낌으로 시작해서 글이 이렇게 돼버렸지만, 물론 이 노래의 가장 큰 매력이 제이의 목소리와 좋은 작/편곡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무대 매너 같은 부분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들지만, 특히 이 노래에서 풍겨져 나오는 제이 목소리의 독특한 매력은 오랫 동안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p.s) 음악 듣는 재미 중의 하나가 바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가수가 깜짝 놀랄만한 노래를 발표해서 내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경우다. 이럴때 좀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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