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한대수 -하루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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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가 스무살 남짓했을 때 냈던 1집에 실려있던 노래인데 그 자신이 3집 '무한대'에서 다시 리메이크를 했다.

나는 그의 후반기 앨범 몇 장 밖엘 가지고 있지 않아 1집이나 3집을 다 들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1집에 실린 버전을 들어보니 -흔하게 돌아다니는 mp3 파일은 3집에 실린 거다- 가장 먼저 귀에 와 박히는 것은 그의 목소리가 참 늙었다는 점이다. 내 기억에 그의 1집은 그의 나이 스물이 막 됐을 때 나온 것인데 목소리의 노숙함과 칙칙함이 가히 Tom Waits에 뒤지지 않는다. 산전수전 다 겪은 오십대에서나 겨우 나올 법한 목소리라 할만 한데 아무튼 목소리 자체가 이미 스타일을 이루어냈다고 할 수 있다.

노래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목소리와 가사, 음악 스타일이 일체가 되어 정말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경지를 드러내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오히려 미국의 블루그래스, 컨트리 스타일을 따른 것인데 한대수의 워낙 탁월한 보컬과 '광복동'과 같은 구체적인 지명의 등장, 그리고 '아이고, 죽겠다. 아이고 죽겠다'나 '안녕하세요, 한사장~' 같은 구어체의 가사 덕분에 이국적인 색깔은 오히려 묻혀서 드러나지 않아 보인다. 

그의 음악 여정이 얼추 30년이 넘었으나 30여 년의 끝자락인 최근 몇 년 사이에 들어서야 그의 진가가 제대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이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일만 남았다.


-한대수의 디스코그래피를 정리한 박스셑이 나와 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음.

-이 노래는 강산에의 4.5집 -'하루아침'에 리메이크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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