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변재원 -기억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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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MBC 음악캠프의 코너 중에서 '이 노래 아깝다' 뭐 이런 제목으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아깝게 잊혀진 노래를 소개해 주는 코너가 있었다. 작년이었나? 음악평론가 강헌이 나와서 처음 들어보는 가수와 노래를 소개해 주는 것이었다. 느낌이 괜찮았다. 강렬하진 않았지만 오래도록 곁에 두고 들을만한 노래라는 느낌은 분명히 있었다.

지금 들어보니 그때의 느낌보다 훨씬 좋게 느껴진다. 변재원 작곡에 신해철 작사인데 신해철이 어느 정도 자기 스타일에서 벗어나 통속적으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이게 참 가슴을 섬뜩하게 한다. 통속적인 것이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님을 깨닫는 요즘이다.

가사를 붙여본다.

나 널 잊을께
편지들을 버리고 사진들을 태우고
누군가를 만나서 거리를 걸을께
나 널 잊을께
머리칼을 자르고 전화번호를 지우고
니 꿈을 꾸지 않게 지쳐 잠들께
그토록 눈물짓던 그토록 사랑했던
그 얘기들을 다시 처음부터
니가 아닌 다른 사람과
되든 말든 시작해 볼께

*그러면 괜찮겠니 아니면 어쩌겠니
버릴 수 없는 내 기억들은
술에 취해 괴로워하다
정 안되면 잊은 척이라도 할께

어느 겨울 날에
간절하게 만든 비밀도 깊숙이 새긴 약속도
모두 다 기억할 수 없는 날이 오면
my love 나 너를 잊을께
그토록 죽도록 사랑했던
그 얘기들을 다시 처음부터
니가 아닌 다른 사람과
되든 말든 시작해 볼께

*

나의 마음이 부서지기 전에 잊을께
나 널 잊을게 그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지울께
내 모든 기억과 내 이름까지도

-덧붙여... 여기저기 뒤적이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변재원은 '토이'에 객원가수로 참여해서 '바램'을 부른 바 있었다. 97년이던가, 그때도 '바램'의 목소리와 가사가 참 좋게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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