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신촌블루스 -나그네의 옛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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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후~ 보컬 정말 죽여준다.

박인수면 누구인가. 내가 알기론 신중현 사단의 초중반기인 1970년대 초반에, 몇몇 앨범에서 기가 막히는 소울 보컬을 들려줘 적잖은 인기를 얻었던 인물이다.

그러던 인물이 70년대와 80년대 초중반 동안 통째로 사라졌다가 1987년, 한참 후배들의 데뷔 앨범에 목소리를 빌려준 것이다. 이 곡 '나그네의 옛 이야기'를 들어보라. 장르의 문법에 지극히 충실한 노래, 그래서 사실 새로울 게 없는 노래이지만 그것이 끝간데까지 다듬어지면 이런 명품으로 거듭 나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던 사람들이 음악을 하던 바로 그 시기, 그 시기를 수놓았던 많은 뮤지션 중에서도 가장 총기를 발하던 이정선, 엄인호, 윤명운과 같은 후배들의 연주 위로 박인수의 범접할 수 없는 목소리가 흐르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오감은 긴장하기 시작하기 시작하는 것이니...

십수년 전, 박인수가 어느 특집 음악 프로그램에 후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섰던 걸 본 기억이 있다. 그의 몸은 이미 많이 망가져 있던 상태였다. 알콜 중독(후유증)이었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 확실치는 않다. 이제와 이런 말을 하는 건 참 낯간지러운 일이지만 그의 몸이 어서 싹 나아 나를 잔뜩 긴장시키는 저 목소리를 다시 한번 내주었으면 좋겠다.


-이 앨범에는 좋은 곡이 쌔고 쌨다. 씨디 발매 때 아무 생각없이 찍어냈는지 지금도 시장에서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가격도 착해서 8000원 이하였던 거 같고... 그냥 덮어 놓고 사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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