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The Smiles -내 마음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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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0년대를 가리켜 락의 르네상스라고 한다. 수많은 천재와 개척자들이 나타나 저마다의 세상을 뽐내며 지구를 뒤흔들던 군웅할거의 시대라는 얘기다. 역사는 그렇게 기록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기가 통째로 락에 목 매달았던 것은 아니다. 락음악이 락큰롤로부터 시작되고 그 중심에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다고 볼 때 엘비스에서 그 '락'스러움을 뺀 음악이 이미 존재하지 않았겠는가? 그렇다. 바로 그 반대편에는 슈가팝이라는 전통의 강호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들은 락의 침략 속에서도 지분을 끈질기게 내놓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다. 인간의 귀는 당최 하나에만 만족할 수는 없는 법이고, 더구나 어떤 인간이 '난 온리 락!!!'이라 할 때 다른 쪽에는 '난 락만 아니면 콜!' 이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는 법이 아니던가.

풍선껌같이 달콤하고 부담없는 -한번 씹고 버린다는 경멸의 뜻도 들어있을까?- 사운드라고 해서 Bubblegum Sound라고도 하고, 햇살이 화사하게 내리쬐는 느낌을 준다고 해서 sunshine pop이라고도 하는 이 장르는 그 후로도 한참을 더 살아남게 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디스코나 훵키 등으로 다양하게 변종되어 오늘에 이르는 데 물론 요새는 대놓고 버블검 사운드 이런 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영미에서도 적통이 끊긴 이 흐름이 2007년, 아시아 촌구석 대한민국에서 완벽한 모양새 속에 발전적으로 계승되고 있으니 정말 화들짝 놀라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편곡이 좀 더 풍성해졌으면 하는 것과 가벼운 보컬 톤이 조금 더 무거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뺀다면 이건 정말 최상급이다. 앨범의 첫 곡 'Southpole Sunset'의 전주에서 키보드 소리가 탁하고 튀어나올 때의 그 상쾌함과 경이로움! the 5th Dimension이니 the Association이니 Sagittarius, Beach Boys, Spanky & Our Gang이니 하는 음반 사려고 애쓰던 사람들을 일순간에 바보로 만들어버린 The Smiles라는 이 기특한 그룹의 음반을 다함께 구입해보도록 하자!

- 이 앨범의 발매 레이블인 비트볼 레코드는 이름을 기억해둘만 하다.

- 이 앨범은 두 곡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 가사로 되어 있다. '내 마음 저 편'은 'Love so fine'이라는 영어 제목에 영어 가사로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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