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정태춘·박은옥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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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 넘게까지 당구를 쳤던 어느 밤, 탐닉에 대한 약간의 후회와 당구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뜬금없이 내리던 빗줄기 때문에 나의 귀가길은 우울했다.  

그럴때 정태춘을 집는 게 아니었다. 어찌나 얼굴이 달아 오르던지.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마라
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
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마라
그 꽃들 베어진 날에 아 빛나던 별들

송정리 기지촌 너머 스러지던 햇살에

떠오르는 헬리콥터 날개 노을도 찢고 붉게...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 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마라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옥상 위의 저격수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난사하는 기관총 소릴 들었소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마라
여기 망월도 언덕배기의 노여움으로 말하네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누이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태극기 아래 시신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절규하는 통곡 소릴 들었소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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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And Comment 1
  1. 진보당 2008.04.26 23:5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한맺힌 민중의 삶이여...... 시대의 아픔이여!!
    두손 불끈쥐고 다시 일어서는 풀뿌리 민초의 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