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모노 -넌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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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노래는 동시대 대중의 사랑을 혹여 못 받았다 할지라도 훗날 어떤 식으로든 재조명되기 마련인데 그 재조명의 방식 중의 하나는 다른 뮤지션에 의한 리메이크이다.

이 노래에 관해, 바로 앞의 진술에는 두가지 오류가 있다. 하나는 이 노래는 발표 당시에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 노래가 2000년대 들어 '뮤지션'이 아닌, 기껏해야 약간 돋보이는 아이돌 그룹이라 할 수 밖에 없는 동방신기에 의해 불려졌다는 점이다.

메인스트림의 전략이라는 것이 원체 노회한 법이어서 돈이 되겠다 싶은 것들은 죄다 끌어들이기 마련인데, 뭐 이 노래는 그렇게 고깝게 볼 것까지는 없고 동방신기하고도 꽤 잘 어울렸던 거 같다.

몇달 전에 박진영이 오디션에 최종 통과한 애들 몇명을 불러다가 이런 얘기를 했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가수가 누구라고 생각하냐. 난 유재하라고 생각한다. 노래를 잘 불러서가 아니라 그가 진심을 담아 노래하기 때문이다.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것이 가장 잘 하는 노래다.'

이 기사를 보면서 난 '음악은 별로여도 애가 생각하는 게 싸이즈가 되니까 그래도 저만큼 선전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마찬가지다. SM 정도되는 대형 기획사에서 앨범 기획하는 사람 정도면 이런 저런 노래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눈만큼은 갖췄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이다. 동방신기가 리메이크했다는 사실이 결코 원곡에 누가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방신기 버전의 감상평을 적자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원곡이 리메이크 곡보다 좋게 들리는 법이고, 또 원곡을 원래 알고 있던 사람에게서 이런 편향이 더 뚜렷하다는 점을 내가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 리메이크가 원곡보다 쳐지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잘 나가다가 하이라이트에서 왜 그렇게 힘을 빼고 맥없이 부르게 시켰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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