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김범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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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게서 첫째 가는 덕목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떠오르지만 이런 노래를 듣노라면 좋은 노래 만나서 잘 부르는 게 장땡이라는 지극히 간단한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게 된다. 김범수, 참 노래 잘한다.

몇 년 전에 주말 심야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 나와서 그가 '보고 싶다'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는 완전 뿅갔던 적이 있다. 나머지 90%의 가수들을 찌질이로 만들어버리는 그 탁월한 목청과 가창력은 압권이었고, 여기에 덧붙여 '보고 싶다'고 노래 내내 외치던 노랫속 주인공이 이제 사랑을 지키는데 힘이 다했는지 '죽을만큼 잊고 싶다'라고 마지막을 노래할 때는 이른바 '대중가요'만이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는 깊은 미학적 체험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공명정대한 신께서 김범수에게 목소리는 다 내려주셨으되 얼굴은 주시다 만 탓으로 그가 작금의 대중음악 환경에서 큰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아! 나 정말 잔인하다.) 그렇다면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 가수의 외모를 음악 듣기의 맨 뒤에 놓을 수 있는 성숙한 정신의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우선 사랑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의 목소리를 더 오래동안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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