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조덕배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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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한 개인은 그가 속한 공동체의 전반적인 수준을 확 벗어나기 힘들다. 당구를 예로 들면 전체 선수들의 평균 애버리지가 1.0인 나라에서 어느 한 사람만 1.5를 기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실제로 1.5를 때려낸다면 그는 이제 한시대를 평정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임요환에 열광했던 것은 그가 이전과 '다른 수준'의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예술도 마찬가지여서 감수성의 보편적 한계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여자가 군생활에 대해 물어볼 때 남자들이 '사람 사는데 다 비슷하지 뭐'라고 흔히들 답하는 것과 약간 비슷한 의미로, 쉽게 말해 예술적 감수성에 있어서도 다들 '거기서 거기'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다. 엇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엇비슷한 교육을 받고 엇비슷한 가치를 추구하고... 뭐 이렇게 간단하게 말해버릴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우리나라는 사람마다 자기만의 개성을 지니기 힘든 구조가 맞긴 맞다.

그러므로 남들과는 다른 생각과 감성을 가지는 것이 일단 어렵고 설령 그런 감성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이런 고단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 사람들을 우리가 '예술가'라는 영예로운 칭호로 부르는 것일 테고 말이다.

조덕배는 참으로 우리 정서에 맞는 음악을 하지만 우리나라에 그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뮤지션은 달리 없다. 아니 어쩌면 세계에서 유일한 음악을 한다고도 볼 수 있는 양반이다.

그만의 독특한 리듬감과 멜로디를 풀어가는 능력은 그의 음악을 아주 예외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런데 이게 신기한 것이 정말 희한한 음악인데 듣다보면 전혀 어렵지가 않다는 거다. 예외적인 것들은 보통 낯선 것이고 그래서 쉽게 다가가기 힘든 것인데 조덕배의 음악은 이 도식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의 이 예외적인 음악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데 있어서도 역시 예외적이었다. 그는 분명 자기의 음악에 걸맞는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나는 김종환은 인기를 얻고, 조덕배는 찌그러져 있는 이런 상황이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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