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노영심 -학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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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의 부인(제수씨는 초등학교 선생님~) 홈피에 갔다가 듣게 됐다. 난 다른 사람의 홈피에서 흐르는 노래들은 처음 1초가 마음에 안 들면 곧바로 스톱을 하는데 이 노래 역시 같은 운명일 뻔 했으나 그날따라 그거 하기도 귀찮아서(!) 스톱 버튼을 안 누르고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다가 '노영심' 그래놓고 나니 뭔가 마뜩치 않은 편견이 내 머리 속에 생긴 것이다. '이거 그냥 한없이 착한 노래 아냐? 어설픈 멜로디에 어설픈 착한 척, 순수한 척' 뭐 그런 편견들.

하지만 음악이 흐르는 동안 편견은 우스울 정도로 쉽게 깨져 나갔다. 어떻게 편견이 사라졌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 편견은 비논리적으로 생기는 법이라 사라질 때도 비논리적으로 사라지는 걸까? 아, 그래,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는 말할 수 있겠다. 이 노래는 연주곡이다. 노영심의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영심은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모든 노래를 '착한 노래'로 만들어버리는 안타까운 목소리를 타고 났는데 따라서 이 곡을 연주곡으로 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얘기다. -이 뉘앙스는 일전에 송대관 -네박자를 쓰면서 '이 곡은 트로트스러움이 적어서 일단 내 귀에 안착할 수 있었다'라고 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다.

노영심이 그리는 학교 가는 길은 역시 그녀답게 희망에 가득차 있고 발걸음은 가볍다. 내 경우로 보자면 방학식날 학교 가는 길만이 이 정도 기분이었을 거 같은데 꼭 이렇게 못나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도 같다. 나 역시 집에서 끙끙 앓다가 학교에 가 친구들을 만나고서 씻은듯 나았던 기적을 경험해 본 사람 중의 하나니 말이다.

음악 참 좋다.

-앨범 속지를 보면 김광민과 한 대의 피아노에서 같이 연주했다고 적혀 있다. 이걸 '연탄'이라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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