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여러 아티스트 -다시 돌아온 그대 위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 언젠가는 우리 모두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한 줌 재가 되어 강물에 흩뿌려 지거나 또는 기껏해야 차가운 땅 아래에 누워 남은 이들의 발자욱 소리나 들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아니, 차라리 무서운 일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영원한 이별 그리고 영원한 잊혀짐.

그가 생을 걸고 이룩해야만 했던 것들, 또 실제로 이룩했던 것들이 그의 사라짐과 함께 점차 잊혀지고 마치 우리가 브라운관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한물간 연예인들을 더이상 그리워하지 않듯, 아니 그라는 존재를 아예 떠올리지 못하듯 그는 그렇게 그 존재부터 뿌리째 잊혀지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무서운 진실의 한켠엔 모든 인간이 그렇게 다 잊혀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또다른 진실 또한 펄펄 살아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보다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생전에 그가, 그녀가 사회에 뿌려 놓았던 존재의 흔적은 얼마만큼이었던가... 바로 이때 우리가 예술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남은 이들로 하여금 두번째 진실이 펼치는 이 눈물겹게 가늘고 질긴 끈을 꽉 잡고 놓지 않도록 계속 다그친다.

'내 작품이 아직 남아 있는데 절 잊으실 거에요?'

여기 그 증거가 있으니 어떤 가수 하나와, 그와는 일면식도 없었을 후배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듣고 자란 사람들, 그의 음악을 닮고 싶었던 사람들의 어엿한 모습이 담겨 있는 이 앨범이 바로 그것이다.

유재하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참여 아티스트들의 작사, 작곡, 합창으로써 새로 만들어진 이 노래는 (유재하스럽지 않게) 다소 화려한 감은 있어도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그 무엇을 담고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유재하를 들어봐야 겠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