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S#arp -내 입술...따뜻한 커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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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 'Sharp', 'S#arp', '샾'... 그냥 '샾'으로 부르기로 하자.

아침에 출근할 때 그 날 쓸 곡이 담긴 음반을 챙겨야 되는데 오늘은 늦잠을 잔 관계로 그냥 빈손으로 왔다. 이 얘길 왜 하냐면 인터넷 상으로는 곡이나 앨범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프로듀서나 세션에 참가한 사람들의 크레딧은 물론이고, 작사가 작곡가의 이름을 알아내기도 쉽지 않다.

그럼 곡을 감상하는데 전혀 쓸 모 없어 보이는 이런 류의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를 가질까. 바로 샾의 '내 입술...따뜻한 커피처럼' 같이 해당 뮤지션이 도통 발표하기 힘든 특출난 싸이즈의 곡을 접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이러하다. "앗! 얘네들이 어떤 기연을 만났길래 이토록 내공을 올릴 수 있었을까?"

샾 음악에 대해 잘 모르므로 이러쿵 저러쿵 하기 힘들지만 일단 방송에서 본 그들은 애초부터 여타의 댄스 그룹들과 음악 색깔이 좀 다르긴 달랐던 거 같다. 얘네들한테는 확실히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 컨셉이 있었고, 또 그것이 대중들에게도 성공적으로 어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장르의 한계상 내가 이들의 음반을 구입하는 일은 없었다. -이들의 앨범이 딱히 싫었다는 게 아니라 더 높은 우선순위로 사야 할 앨범이 천지간에 가득찼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곡, '내 입술...따뜻한 커피처럼'을 처음 들었던 LA 당구장, 그곳에서 나는 짤 우라를 빼먹는 실수까지 해가며 이 곡에 빠져 들었던 것이다. '야, 노래 좋구나!'

얘네들 네명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조금씩 부족한 애들인데 어떻게 한팀으로 합쳐지고 나서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던 거 같다. 여기에는 물론 프로듀서의 역량이 절대적이었을 것이다. 이 곡에서 들리는 이지혜의 매끄러운 보컬과 서지영의 생기 넘치는 랩은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신천지라 할만한데, 막상 이들의 관계가 극도로 험악해졌을 때 녹음한 곡이라 하니 정말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마치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이 완전히 남남이 된 상태에서 최후의 걸작 'Let It Be'를 만들어 낸 것과도 비슷한 것이라 하겠다. 응?


-'전인미답의 신천지'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분담된 역할이 이토록 조화로운 경지에서 합쳐지는 걸 다른 데서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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