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송대관 -네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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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 자빠질 뻔했다. 전에 핑클의 'true love'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 멋진 곡이 알고 보니 외국곡의 리메이크여서 감동이 좀 깎여 나갔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네박자'에 관한 글을 쓰려고 블로그를 뒤지는데 어떤 글의 제목이 '네박자 외국곡 표절 의혹' 뭐 이런 뉘앙스로 되어 있는게 아닌가.

아니! 이런 곡이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만들어진단 말야? 그럼 일본인가? 깜짝 놀라 본문으로 들어가 봤더니 휴~~ Nico라는 가수가 이 노래를 표절했다는 것이었다. 들어봤더니 이건 무슨 표절 수준을 넘어 완전 번안곡이었는데 송대관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뭐 어쨌든 송대관이 표절을 하지 않은 게 확실한 상황에서 난 저 Nico라는 가수의 정체가 궁금해졌는데 왜냐하면 Nico라는 이름으로 70년대 초에 이름을 날리던 아방가르드한 필의 여가수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때의 Nico라면 절대 이따위로 노래를 리메이크를 할리가 없고 말이다. 아마 다른 가수일 것으로 짐작이 되지만 모르지 또, 그룹 백두산에서 경악할만한 샤우팅을 보여주던 유현상 아저씨가 어느날 홀홀 '여자야, 여자야, 약해지면 안되'를 불러 제끼던 광경이 오버랩 되는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이 Nico가 그 Nico가 아닐 것임은 그 목소리의 싱싱함 때문에 거의 확실하다 하겠다. 옛날 니코는 살아있다면 지금은 물경 환갑이 넘었을 것이다.

글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 '네박자'는 내가 참 좋아하는 곡이다. 사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내가 가장 싫어하고 안 듣는 장르가 바로 트로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내 가슴에 콱 꽂혀 있다고 고백해야 겠다. -트로트를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쓸 기회가 있을...까?

소위 트로트 3인방이라는 설운도, 태진아 또는 4인방으로 하면 현철까지 포함해 난 이들 중에 송대관의 보컬이 가장 윗길에 있다고 여겨왔으며 이것은 무엇보다 가수의 능력 자체를 중시할 수 밖에 없는 트로트라는 장르의 특성상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목청, 호소력, 완급조절 같은 항목에 있어 송대관을 능가할 이가 있을까? 요새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재능도 있고 좋은 곡도 받고 해서 예전에 비하면 들을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너무 '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너무 톡톡 튀려고 하고 발성도 그렇게만 내려 하고... 지나치게 인위적인 느낌이랄까, 아니면 '나 노래 이정도 해요' 라고 뽐내는 느낌이랄까. 송대관의 목소리에는 푸근함이 배어있어서 듣는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는다. 트로트가 무슨 프로그레시브를 할 것도 아니고 메탈로 빠질 것도 아니라면 듣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일만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 적은 송대관의 목소리에 대한 나의 찬사는 이 노래를 싫어하지 않는 이유는 될 수 있을 지언정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되기는 부족할 것이다. 내가 송대관의 노래라고 해서 덮어놓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이 노래는 멜로디가 '트로트스럽지' 않아서 좋다. 물론 트로트고 트로트 느낌이 난다. 하지만 대놓고 트로트로 빠지지는 않았다. 이건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중요하다.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심리적 반감을 줄임으로써 비교적 무난하게 내 레이더 망에 안착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존재와의 관계는 존재의 인식을 제일 앞에 두는게 아니었던가.

하지만 가수의 좋은 목소리와 멜로디의 친숙함만으로 이 노래에 대한 나의 애정을 다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노랫말. 이보다 더 잘 빚어진 트로트 가사를 본 적이 있나? 인생에 대한 넉넉한 낙관과 또 거기에 과하지 않은 정도의 자포자기 -그렇다, 다 끌어안고 갈 수는 없었다- 같은 것들을 버무린 노래, 인생 살아보니 잘난 놈이나 못난 놈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고, 아웅다웅 해봤자 어차피 '쿵짝 쿵짝 쿵짜자 쿵짝' 네박자 노래 속에 벌써 사랑도, 이별도, 눈물도 다 들어있었으니 마음 상할 필요 없다고, 그냥 노래나 부르자고 얘기해주는 이런 노래를 말이다.

라이브에서 송대관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한번 지켜보라. 비록 트로트라는 장르의 한계에 같혀있지만 어느 분야에서건 일가를 이룬 인물이라면 이 정도의 높이는 보여주는구나 하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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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정덕 2009.04.05 04:57 address edit & del reply

    송대관씨노래를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