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리사 -사랑하긴 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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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제였던가. 무심코 돌리던 채널, 거의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주말 가요 프로그램에서 난 드디어 '디바'라고 부를 만한 여가수의 노래를 듣게 된 것이었다. 그녀의 몸사위와 발성 그리고 이런것들을 아우르는, 흔한 말로 하자면 '포스', 난 거기서 이미 반쯤 넋을 잃었던 것이다.

이 가수가 바로 리사였다. 노래 스타일은 박정현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리사의 목소리에는 박정현에게는 없는 '남자'의 애간장을 녹여서 쥐락펴락하는 마력이 있었다. 이건 분명 비범한 능력(또는 재능)이다.

남자들은 벗고 나오는 여자들을 마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노래에 점수를 더 후하게 주고 하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엄정화는 아쉬움이 좀 있는데, 그래도 엄정화 정도면 좋은 노래를 만나기만 하면 평균 이상을 들려줄 준비가 되어 있는 가수라고 늘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그저 엄정화 자신이 그런 컨셉을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리사는 품위를 지키면서도 남자의 마음을 흔드는 목소리와 자태를, 거의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었는데 이건 솔직히 '한국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한국적이지 않다는 것은 '좋다, 나쁘다'의 평가의 의미로 한말이 아니다. 그녀가 이 땅에서 좀체 보기 힘든 그런 아우라를 풍긴다는 딱 그 의미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가수가 리사처럼 하고 나와서는 곤란하겠지만 실제로 그렇지도 않고 또 그럴 수도 없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이 처자에게 몰표를 던져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브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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