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장우 -청춘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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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다가 자주 느끼는 것이 내가 놓치고 있는 노래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가요의 경우 이건 대부분 깨끗한 무지가 아닌 선입견에 의한 무지인 경우가 많다. 아예 모르는 게 아니라 '걔, 시큰둥한 애 아닌가?' 하는 선입견 때문에 그의 음악에 접근을 할 시도조차 안해서 생기는 무지라는 것이다.

이장우도 사실 내게는 서세원의 토크쇼에 장호일이랑 같이 나와서 뻘쭘하게 서있던 보릿자루 이상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당연히 그의 음반은 사지 않았다. 별 특색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흐르는 이 노래가 내가 속한 한 클럽의 배경음악이 된 지 며칠이 지났다. 처음엔 음악이 나오면 스톱을 누르곤 했다. 뻔한 인트로에 이은 별 특색없는 목소리, 그냥 그렇고 그런 전개, 다소 낯간지러운 가사...

그런데 어느날 아무 생각 없이 쭉 듣다 보니 괜찮은 거였다. 그리고 지금은 괜찮은 정도를 넘어 내가 지난 한 달 간 가장 많이 리플레이한 가요가 되었다. 뭔가가 있었다는 얘긴데... 그래, 떼어 놓고 보면 별 거 아닌데 전체를 있는 그대로 즐기다보면 이 노래처럼 갑자기 눈 앞으로 휙하고 다가오는 곡들이 있다. 부족한 부분들이 서로 채워져 하나의 완결체로 단단하게 바뀌는 기적같은 연금술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아마도 이 기적은 창작에 관계된 그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더 자주 나타날 것일테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기적이 기본적으로 할 건 해놓은 상태에서 벌어진다는 점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조동익-함춘호-박용준-김영석의 든든한 반주가 없었다면 이 노래는 정말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의 처지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위대한 4인에게 박수를...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수줍은 고등학생 소녀들의 목소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겠다. 이땅의 남자들이 소위 '여고생'이라는 존재들에게 품고 있는 그 어떤 향수의 이미지를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하지만 철저한 무기교로서, 드러내는 이 세 명의 목소리는 그것이 비록 제작자의 뻔한 전략에 의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곡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다. 이것은 좋은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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