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이정미 -당신의 무덤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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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지난 2009년 4월 20일에 쓴 글이다. 내용을 약간 수정하여 이 목록에 올린다.

사토 유키에의 공연에 게스트로 나온 뮤지션이다.

사토 유키에 음반을 사길 잘했다는 생각과 그 공연에 가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토 유키에에겐 섭섭한 얘기지만, 바로 이 뮤지션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재일 한국인 2세로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음악을 한다는데 사실 그녀의 한국에서의 이전 활동이 검색이 안되는 걸로 봐서는 아마도 이번 앨범을 내면서 외부로 드러나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21세기의 포크는 모 아니면 도다. 기존의 표현을 빌리자면 알맹이냐 쭉정이냐 이 둘중의 하나라는 얘기다.

쭉정이는 간단히 말해 미사리 포크류의 아무런 음악적 긴장도, 그렇다고 세션의 아름다움도, 심지어 마음의 평안해짐도 없는 포크를 의미한다. 그렇고 그런 노래를 그렇고 그런 창법으로 그렇고 그런 반주에 실어 부르는 것.

하지만 그 반대편엔 알맹이가 있다. 드물지만.

자기의 생각을 정제된 언어로 빚어내고 그것을 좋은 연주에 실어서 듣는 이의 가슴에 가박히게 하는 음악들.

지은이가 일본집에서 한국으로 가기 위해 공항을 갈때면 이용한다는 기차선이 '케이세이센(京成線)'이라는데 그녀는 이 기차를 탈 때마다 자기의 정체성과 고향의 의미 같은 것들을 고민했다고 한다. 타이틀 곡은 아니지만 왠지 타이틀 곡이라 해야할 것만 같은 노래, '케이세이센'을 머리로 하여 여러 좋은 곡들이 많이 실려 있는데 그 중에서도 도종환 시인의 시에 음표를 붙인 '당신의 무덤가에'는 나로 하여금 좋은 음악은 어떤 것인지 또 좋은 음악이 가진 힘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말은 직접적으로 안해도 그녀의 지난 삶이 어떠했을지, 얼마나 치열했을지가 앨범 전편에 걸쳐 절절히 녹아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앨범은 메세지 이전에 음악이 일단 좋다. 각종 싸이트에서 전혀 검색이 안되는 걸로 봐서는 아직 정식 발매되진 않은 것 같은데 도서출판 '토향'이라는 데서 조만간 내놓을 거 같다. (난 사토 유키에 공연장에서 샀다.) 관심있는 사람들, 또는 관심은 없어도 씨디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라면 눈에 보일때 하나 사두는 게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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