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최우준 -매일 매일 기다려 (feat. 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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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인스트루먼틀에 관심 있는 사람들 중에 한국의 기타 연주는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주저없이 이 음반을 추천하겠다. 이미 블루스/재즈 싱어 '웅산'의 앨범에 참여해서 멋진 연주를 들려준 바 있는 기타리스트인데 드디어 독집 앨범을 냈다. 사실 나에겐 듣보잡이었는데 그게 그럴만도 한 게 이제까지 난 주로 락 계열의 기타에 집중했던 편이었고, 최우준은 재즈 쪽에서 활동했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이번 앨범을 잘 들어보면 그의 본령이 재즈라고는 해도 이 사람의 핏줄 깊숙한 곳에는 락의 기운이 꾸물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내가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크로매틱 블루스'나 'Title'을 들어보라.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또 이 '매일 매일 기다려'의 리메이크가 아닌가 싶다. 원래 80년대 중반에 '티삼스'가 발표했던 헤비 메탈 곡인데 여기서는 최우준의 어쿠스틱 (슬라이드) 기타 위로 웅산의 매력적인 보컬이 덧입혀지면서 아주 맛깔스런 블루스 곡으로 재탄생됐다.

이런 독창성 강한 앨범에서 리메이크 곡을 꼽는다는 게 영 탐탁치 않은 일이긴 한데 난 이 200선의 주요한 선정 기준으로 '대중 친화성'를 꼽고 있는 바 그렇다면 '매일 매일 기다려'는 최고의 선택일 될 것 같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리메이크는 거의 90%가 기존 곡에 오케스트레이션 덧칠 또는 파워 코드 기타에 투베이스 드럼으로 비비기인데 최우준은 '연주자'로서의 자기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잃지 않았다기 보다는 그렇게 하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멋들어진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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