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액추얼리에서 리암 니슨 부자의 에피소드를 기억하는가? 노래 잘하는 미국 소녀에게 반해 열심히 드럼을 연습하던 소년과 그의 아버지 얘기 말이다.
그가 (아마도) 두번째 부인의 장례식장에서 이별의 메세지를 전한 후 오디오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데 뜬금없이 경쾌한 노래가 나온다. '바이바이 베이베~~' 하는 노래말이다.
그 노래의 주인공이 바로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5인조 밴드, 'Bay City Rollers'다. 처음엔 the Longmuir Brother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드럼과 베이스가 Longmuir 형제였다.) 중간에 'Saxon'으로 바꾼 후 나중에 멤버 보강을 하고 어쩌구 하면서 최종적으로 Bay City Rollers로 정했다고 한다. 마지막 이름을 정할 때는 미국 지도 펴놓고 눈감고 그냥 찍었다고 하는데 참 개념 없는 짓이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스코틀랜드 출신 애들이 왜 미국 지명을 원했던 걸까.
사진의 앨범은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로 가득차 있는 그들의 베스트 앨범이다.
-P.S 1. 러브 액추얼리 사운드 트랙에는 '바이바이 베이비'가 들어있지 않다.
-P.S 2. 짝사랑하던 여인이 자기의 친한 벗과 결혼해서 헛물 켜고 결혼식 비디오만 줄창 찍어대는 청년의 에피소드... 그 결혼식때 친구들이 부른 축가가 다들 알다시피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였는데 앨범에는 영화에 나오던 것과는 다른 노래가 실려있다. 영화에서 아주 멋들어지게 들리던 브라스 파트가 이 사운드 트랙에서는 쏙 빠져서 심심하기 이를데 없다. 이 두 곡을 기대하고 앨범을 샀던 나로서는 아주 낭패였다.